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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투자자가 "내년에 큰 위기가 온다"고 경고했을 때, 그 말을 듣고 투자를 멈춰야 할까요? 저는 S&P 500 ETF에 목돈을 넣으려고 준비하다가 이 질문 앞에서 한동안 멈춰 섰습니다. 거치식으로 한 번에 넣을지, 적립식으로 나눠 넣을지 고민하던 중에, AI 열풍이 과거 닷컴버블과 닮았다는 분석과 주식 공급 증가라는 구조적 위험 요인을 접하고 생각이 좀 더 복잡해졌습니다.
닷컴버블과 AI 열풍, 정말 같은 상황일까
일반적으로 "역사는 반복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좀 꺼림칙했습니다. 1999~2000년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기업들은 실제 매출이나 이익 없이 '인터넷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천문학적인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가치를 수치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매출비율(PSR) 같은 지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당시 PER 수백 배짜리 기업이 수두룩했고, 그 거품은 결국 나스닥 지수 약 78% 폭락으로 끝났습니다(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FRED).
지금의 AI 열풍이 그때와 닮은 건 사실입니다. 제가 직접 관련 기업 실적을 훑어봤는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엔비디아만 해도 AI 반도체 수요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등 빅테크는 AI 투자를 감당할 현금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높은 구간에 있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숫자를 보면서 "비싸긴 비싸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비슷한 국면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결말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닷컴버블 때와 달리 지금은 AI 인프라에 대한 실수요가 존재합니다. 연말까지 단기 랠리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그것만 보고 무작정 베팅하는 건 제 성향과 맞지 않았습니다.
- 1999년 닷컴버블: 실적 없는 기업에 PER 수백 배 — 나스닥 약 78% 폭락
- 현재 AI 열풍: 빅테크 실제 매출 동반 — 단,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고점 수준
- 공통점: 단기 조정 뒤 연말 랠리 가능성 / 차이점: 실적 뒷받침 여부
주식 공급 증가와 거치식 vs 적립식, 제 결론은
이 부분이 저한테는 가장 낯선 시각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사주 매입(Buyback)과 인수합병(M&A)이 시장에 풀린 주식 수를 꾸준히 줄여왔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자사주 매입이란 기업이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되사들이는 행위로,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S&P 500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했고(출처: S&P Global), 이게 강세장을 받쳐주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방향이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같은 대형 비상장사들이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이고,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의 보호예수(Lock-up) 물량도 순차적으로 풀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호예수란 상장 직후 일정 기간 동안 주요 주주가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제도인데, 이 기간이 끝나면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동시에 AI 설비 투자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나 채권 발행이 늘면, 주식을 사주는 힘은 줄고 파는 힘은 커지는 수급 역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위험은 평소엔 잘 안 보이다가 시장이 흔들릴 때 한꺼번에 부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거치식 한 방 투자보다 적립식 분할 매수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목돈을 한 번에 넣었다가 IPO 물량 폭탄이 터지는 시점과 겹치면 멘털이 버텨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차피 장기 투자면 거치식이 수익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그 논리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제 경우엔 심리적 안정을 유지해야 장기 보유가 가능하다는 걸 과거 투자 실수를 통해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S&P 500 ETF에 거치식으로 한 번에 투자해도 될까요?
A. 장기적으로 거치식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연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언제나 거치식이 낫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고점 매수 뒤 단기 급락을 버텨내는 심리적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중에 손절하게 됩니다. 투자 금액과 본인의 위험 감내 수준을 먼저 솔직하게 점검하는 게 선행돼야 합니다.
Q. AI 버블이 터지면 S&P 500도 닷컴버블처럼 70% 이상 폭락하나요?
A.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은 약 78% 하락했지만, S&P 500은 약 49% 하락에 그쳤습니다. 지금 S&P 500은 IT·기술주 외에도 금융·헬스케어·필수소비재 등이 분산돼 있어 구성 자체가 다릅니다. "같은 결과가 반드시 온다"고 보기보다는 AI 비중이 높은 종목과 지수 전체의 리스크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나요?
A. 개별 종목 기준으로 보호예수 해제 직후 단기 하락 압력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물량의 절대 규모, 당시 시장 분위기, 매도 주체의 행동 패턴에 따라 달라집니다. 스페이스X·오픈AI 같은 초대형 IPO가 겹치면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은 타당하지만, 정확한 시점과 규모는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Q. 유명 투자자의 시장 전망, 얼마나 믿어야 하나요?
A. 저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했습니다. 폴 튜더 존스처럼 검증된 투자자의 분석은 시장의 구조적 위험을 짚어주는 데 참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망이 곧 현실이 되는 건 아니고, 타이밍 예측은 전문가도 자주 틀립니다. 다양한 시각을 비교하고 공포 지수(VIX) 같은 시장 신호를 함께 살피면서 본인만의 판단 기준을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저는 이번 분석을 통해 "시장의 단기 방향을 맞히는 것"과 "내가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AI 열풍의 거품 여부, 주식 공급 증가가 언제 본격화될지,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 이걸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유명 투자자의 전망조차 참고 자료일 뿐이고, 틀릴 수 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투자 목적과 자금 성격을 먼저 확인하고, 심리적으로 버틸 수 있는 방법으로 분할 매수를 이어가겠다는 것입니다. 공포 지수(VIX)나 실적 발표 시즌 같은 시장 신호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되, 단기 등락에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꾸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미 투자를 시작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행동은 시장 예측 기사를 읽는 시간을 줄이고 본인의 투자 원칙을 점검하는 데 그 시간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1999년 붕괴 직전과 완벽히 똑같다" 월가 초고수의 변심, 적중할까"/소수몽키 https://www.youtube.com/watch?v=JFtx8IXlz5c